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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美‘, ‘여성과 문화'와 관련한 본연의 생각을 나눕니다.

[여성과 문화] 북한 여성잡지에 형상화된 계몽의 수사학과 일상의 감성

저자
임옥규
등록일
2020.01.02
조회수
775

반갑습니다! 조선녀성 이 글은 임옥규 교수님의 논문 북한 여성잡지에 형상화된 계몽의 수사학과 일사의 감성:『조선녀성』(1946-1966)을 중심으로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해당 논문은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946년 9월 창간호 이후 현재까지 발행되고 있는 북한 유일의 여성잡지『조선녀성』을 들어 보셨나요? 이 잡지는 관변(정부, 관청)잡지의 성격을 띄면서도 북한 여성의 삶과 문화도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유일사상 및 사회주의 여성문화를 잡지 기사에서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해방이후(1946-1950) ‘새 민주조선건설 시기’북한은 해방 이후 체제를 성립하면서 문맹, 위생, 육아 등을 재건, 계몽의 깃발 아래 문화적으로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1950년대 초까지 양성평등 법령과 노동령에 따라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가 향상되었음을 내세워 사회적으로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합니다. 현물세를 우량곡으로 선납하기 위한 농촌녀성들의 애국열의 (김련화, 1949.10), 함흥시 녀매의 무화 써-클 활동 (김도남, 1949.5), 증산과 병행하는 생활 -함흥제사공장에서 (김인희, 1949.6), 가족관계의 력사적 변천과 녀성의 지위 (리유남, 1949.11), 부인위생-어상임신(1950.4) 녀성과미화(1950.5), 임산부에 생기기 쉬운 부동별과 각기병 (1950.2) 새로운 제도로 새로운 삶을 누리는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로 갈등 없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적극적이고 활발한 여성상을 제시하는 한편, 권리 이면에 책임져야 할
의무로서 노동, 위생, 규율,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학습 등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활 문화면에서는 위생과 보건에 대한기사가 많은데 이 내용은 검열과 의무를 강화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시기와 전후 복구 건설 시기(1950-1956) 사회주의 국가에서 노동은 남녀불문하고 모두에게 문화적으로 부여되는 중요한 권리이기에 노동 참여에 대한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국 경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여성들의 노동을 권장하고,‘녀맹단신’이란 이름으로 여성 노동 지도사업에 관한 기사도 실려있습니다.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요구한다 -평화옹호서명운동에 녀성들도 활발히 참가- (1950.6), 어린이들의 즐거운 -평양 제二애육원 (옥경, 1950.6), (리성도, 1950.7) 증산을 위하여 투쟁하는 안주탄광 로동녀성, 농업증산을 녀성들의 힘으로 보장하자
(리춘영, 1950.8), 공장녀맹원들의 문화사업(1953.4·5), 녀성과 례절(1955.10), 애국심과 절약(1955.6) 한국전쟁 이후 여성들의 사회화와 자녀교육, 가족 부양, 도덕적 풍모 같은 규율까지 규정합니다. 계몽의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개인감정의 표출은 지양되고 규범에 지배되는 도덕 감정을 지향하는 것을 이상적 여성상으로 내세웁니다. 이러한 내용은 여성들에게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일원으로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참다운 행복을 로력에서 독자의 편지 (김근숙, 1956.2), 조선로동당은 조선녀성들을 향상 승리와 행복에로 지도하고 있다 (고정자, 1956.2), 아동들을 정직하게 교양하려면 (림희경, 1956.7),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일하며 생활하자!(1963.2), 전국 어머니 대회에서 하신 김일성 원수의 교시를 철저히 관철하자(1961.11), 몸단장, 화장 (김민설, 1964.6), 어떤 관점에 서야하는가 (1965.8), 자궁암에 대하여 (리시채, 1965.10), 이러한 담론에서 여성의 역할을 중요시 하는 것은 1960년대 초반 이후 북한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 및 도덕 건설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토대로 가족이 중심이 된다는 ‘사회주의 가족론’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1961년 11월호에 소개한 김일성의 연설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제1차 전국 어머니대회)는 여성들에게 사회의 세포 단위인 가정을 책임지는 역할, 자녀의 공산주의 교양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역할을 충실할 것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조선녀성』에서 구현하는 여성의 ‘몸’은 공적인 영역으로 임신, 건강 등을 국가가 통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성, 자아가 균질화된 채 도덕감정, 공중도덕을 앞세워 노동과 생산을 늘리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행복한 일상은 개인적인 일과가 아닌 생활의 미화나 영광스러운 가정을 가꾸는 것으로 대체됩니다. 여성생활의 중심은 가정, 사회이고 공동체의 규범이 개인의 욕망을 대신합니다. 여성의 행복은 감정의 기능으로 존재하는 것 아니라 도덕의 기능으로 존재하며 사회주의 이상을 따라 장엄한 공산주의 건설 복구에 참여하는 존재여야만 합니다. 이 내용을 통해 형상화된 집단주의 가치관은 대중성과 애국심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획 의도나 기사 배치를 살펴보면 모성 이데올로기가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어 여성으로 하여금 가정, 직장, 국가의 공공근로 영역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길 유도합니다. 한편 공적 영역은 남성이라는 위계질서가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조선녀성』에서는 개인적인 영역을 사회적 영역으로 이끌어 북한 근대화의 원동력으로 여성을 이상화 시킵니다. 시대의 가치관은 문화, 예술 등 다양한 형태로 반영되어 나타납니다. 조선 녀성이라는 잡지 속에 표현된 여성의 모습은 여러가지 이념이 섞인 시대적 분위기 속에 발현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잡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북한, 여성, 문화라는 세 연결점을 고리로 하여 남한과 북한이 여성을 생각하는 가치관의 이질성과 동질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여성의 삶과 아름다움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른 언어, 문화,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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