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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물

재단의 지원을 통해 출간된 서적을 소개합니다.

동아시아의 아름다운 스승, 공자
저자송희경
발행기관서해문집
발행년도2019
사이즈규격외 변형
페이지수312
초상화, 성적도, 고사인물화를 통해 본
공자와 그를 따르는 제자
그리고 유교

동아시아의 절대 스승, 공자는 독특한 삶과 일화가 감동을 선사했고, 시각물의 소재가 됐다. 공자의 가르침이 학문을 넘어 종교로 전환되면서 이를 조형화한 시각 미술도 등장했다. 공자의 형상과 그의 일화를 그린 조형물 역시 숭배의 대상으로, 감상의 향유물로 오랜 시간 제작됐다. 공자가 간직한 내면의 미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예술로 승화되어 전해졌다.

이 책을 도판 100여 컷을 통해 공자의 일생을, 행적을, 내적 아름다움을 읽어내고, 공자가 흠모한 인물들과 공자가 사랑한 제자들 그리고 유학자들의 사유와 행적을 안내한다.

초상화로는 성군, 성현, 은일처사 등 공자가 지닌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공자를 성인의 반열에 올리는 과정에서 문묘가 설립됐고, 그를 기억하고 추존하기 위한 시각물이 제작됐다. 공자를 기리는 제사 공간인 문묘는 공자 중심의 도통 계보를 강하게 드러냈다. 공자의 성현 초상이 조각과 그림으로 제작된 이유다.

고사인물화란 고사를 소재로 하여 인간의 감정, 사상, 사건의 ‘서술적’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다. 서술을 회화로 재현한 고사인물화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꾸준히 만들어졌다. 특히 조선은 본받을 만한 인물의 고사도를 적극 감상했다. 어느 갈래의 그림보다 고사인물화가 조선의 ‘중심’에 위치하는 ‘주류적 회화’였다.

고사인물화와 더불어 성적도도 확산됐다. 성적도는 그림으로 그려진 공자의 일생이므로 공자전이 글로 기술된 이후 제작됐다. 공자의 고사도는 왕실과 사대부를 훈육하기 위한 감계용 교본이나 선정과 도학, 치통과 도통을 계승하는 유학의 범본으로 유통됐다. 한 인물의 고사가 제작자와 감상자의 필요에 따라 기능이 분화됐음을 알려주는 단서다.

그뿐 아니라 공자가 존경한 제요, 제순 그리고 공자의 학문을 계승한 성현의 이야기는 공자 고사와 더불어 한 화첩에 포함됐고, 각 장면은 인물의 일상과 행적을 아름다운 자연 배경에 삽입한 산수인물화 형식으로 재현됐다. 조선 중기부터 지속된 유가의 전통과 학맥을 계승하면서 다른 형식의 도통지도가 형성되었다.

주자의 학문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친 북송의 여섯 학자와 그들의 이야기는 별도로 그려졌다. 송 대 육현의 조합은 1714년 문묘 종사와 연관이 있었다. 이후 적잖은 문인이 육현고사를 감상했다.

정선 역시 산수인물화 형식으로, 즉 화사한 산수를 배경으로 송 대 육현의 아름다운 일화를 많이 그렸다. 정선이 그려낸 송대 육현은 도통의 또 다른 계보이기도 하지만, 엄격한 지도자나 통치자가 아닌 자연에 기거하면서 풍류와 안빈낙도를 추구하는 처사였고, 신유학을 집대성한 주자의 스승이었다. 주자는 문묘 종사의 대상인 ‘공자의 적통’인 셈이다.

이러한 시각물은 세상을 등지고 자연에 기거하는 처사에 대한 동경과 세속적 권력에 대한 욕망을 동시에 지닌 조선 문사의 이중적 자아를 나타낸다. 또 당대의 고사 인식과 관료가 부가한 ‘힘의 역학’을 표상한다. 성현고사첩을 통해 조선 후기에 확산된 유학의 체계와 이를 누리는 문화 풍조가 어떤 것이었는지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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