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영화 <추격자>, <소셜포비아>, <내부자들>을 중심으로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가 보여주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한국영화에서 여성인물을 재현하는 방식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다. 이 세영화는 사실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영화들로 연쇄살인, 인터넷 마녀사냥, 부패한 권력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다룬다. 이들은 주제적 측면과 미학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인물을 구축하고 그 이미지를 재현하는데 있어서는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시선에 경도되어 있다. 이들은 여성의 순결에 대한 전형적인 가치관을 반복하며, 여성의 신체를 제거하거나혹은 물화시키고 관음적 대상이자 볼거리로 전락시킨다. 2000년대 이후 여성에 대한 사회적, 법적 보호가 확장되고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인물의재현이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사회 안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타의 문화적 현상과 마찬가지로 영화 또한 사회의 집단적 의식/무의식을 드러낸다고 볼 때, 뿌리 깊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향상되어 가는 사회로의 변화가 남성들에게는 커다란 내적 갈등을 자아내는 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것이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테러의 형태로재현되고 있다는 것을 영화텍스트를 통해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관계 변화로 인한 남성들의내적 갈등은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물의 담론적 형식 안에서 남성주체의 상실과 결핍에 대한 상상적 해결을 도모하려는 욕망으로 표현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현실적 공간과 영화적 공간을 넘나들며 서로 상호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관계망 속의 여성들이 여전히 하나의 인격체이자 총체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영화 속 여성인물들은 자신만의 서사를 가지지 못하고 영화적 플롯의 일부로서 혹은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요소로서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