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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물

재단의 지원을 통해 출간된 서적을 소개합니다.

문자, 미를 탐하다
저자양세욱
발행기관서해문집
발행년도2023
사이즈136*190
페이지수524
동아시아 문자, 문자예술의 꽃을 피우다
우리는 나날이 문자와 더불어 살아간다. 문자는 말이라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자 강을 건너기 위해 빌려 타는 뗏목이다. 사피엔스가 기억의 아웃소싱을 위해 개발한 수단이 문자다.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주목해야 마땅하고 강을 건넜다면 뗏목은 버려두고 떠날 일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달과 함께 손가락을 주목했고, 강을 건너는 일과 뗏목을 타는 일은 둘이 아니라고 여겨 왔다. 문자는 보이는 말이면서 동시에 읽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문자예술은 기호와 이미지, 추상과 구상을 한 몸에 지닌 문자를 핵심 오브제와 매체로 삼아 발전시킨 예술이다.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글자를 쓰는 행위를 예술로 발전시킨 지역은 세계에서 동아시아가 거의 유일하다. 유네스코는 2009년 중국에서 신청한 서예와 전각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했다. 2008년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북경올림픽 개막 공연을 통해 서예는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으며 보존해야 할 인류 공동의 살아 있는 유산으로 공인받았다. 국내에도 널리 소개된 영국의 시인이자 미술사학자 허버트 리드는 《예술의 의미》에서 아름다운 글씨에 중국의 모든 미적 특징이 갖추어져 있다고 말했다. 《생활의 발견》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작가이자 스스로 세계주의자의 삶을 살았던 임어당은 “서예와 서예의 예술적 영감에 대한 이해 없이 중국 예술에 대해 말하기란 불가능하다. … 세계 예술사에서 중국 서예의 자리는 참으로 독특하다”라고 썼다. 중국에서 서법(書法), 일본에서 서도(書道), 한국에서는 해방 이후로 서예(書藝)라고 부르고 있는 글씨 쓰기는 시서화(詩書畵)로 병칭되는 동아시아 전통예술의 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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