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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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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기타인문학한일 한센병문학의 여성과 ‘격리’ 연구 서설

학술지명
아시아문화연구
저자
안지나
연도
2022
발행기관
가천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이 논문은 근대 일본의 한센병 정책에서 시작된 한센병 요양소라는 격리 공간에서 여성 환자가 어떤 식으로 이용당했는지 살펴보고, 한일 한센병문학을 젠더적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고찰했다. 일본 국립 한센병 연구소와 ‘절대 격리’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친 미쓰다 겐스케(光田健輔)는 격리된 요양소에서 남성 환자의 불만을 달래고 그 탈주를 방지하기 위해 남녀 환자를 함께 수용하기를 강하게 주장하였다. 나아가 그는 환자노동, 성별분업, 단종수술이라는 방법을 통해 여성 환자의 존재 자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와 달리 소록도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진 확장공사가 가혹한 강제노동이 되어 여성 환자를 포함한 환자들에게 강요되었고, 환자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당하는 상황에 있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을 미즈노 카즈오(水野一雄)의 단편소설 「잔영(殘影)」(1954)과 윤정모의 󰡔그리고 함성이 들렸다󰡕(1990), 김정한의 󰡔인간단지󰡕(1971)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잔영」에서는 전후에 요양소 내 여성 환자들이 남성 환자들에게 교환가능한 재화로서 취급당하는 현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함성이 들렸다󰡕에서는 생존 자체를 위협당하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의 본능적인 성욕의 대상으로서 그려진다. 󰡔인간단지󰡕에서는 가부장제의 위계질서가 여성 환자에게 매우 강력하게 작용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한일 여성 한센병자는 현실적인 폭력과 구조적인 폭력의 피해자였으나, 특히 한국의 경우 보다 가혹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지속적인 한일 한센병문학의 젠더 관련 자료 발굴과 후속 연구가 긴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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