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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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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 국문학웹툰 정년이를 통해 본 여성공동체 서사의 재맥락화 양상과 의미 - 여성의 성장, 연대, 그리고 사랑

학술지명
한국어와문학
저자
송소라
연도
2023
발행기관
한국어문학회
본고는 1950년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웹툰 <정년이>(2019.4.1.~2022.5.9. 네이버에 연재)를 대상으로 작품 내 여성공동체가 서사화되는 면모와 그것의 의미를 살핀 연구이다. <정년이>가 소재로 한 여성국극은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전통음악극으로 당대 상당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던 장르였다. <정년이>는 여성국극의 전성기와 쇠퇴기인 1950~60년대를 작품의 시간적 배경으로 삼아 여성국극의 실제 역사를 재현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오늘날 여성서사의 흐름 속에서 여성국극이 표상하는 여성공동체의 면모를 재맥락화하였다. 본 연구는 그 면모를 다음의 세 가지로 분석하였다. 첫째, <정년이>는 기존 스타 중심으로 정리되었던 여성국극사를 그대로 반영하기보다 배우 개개인의 성장에 집중하며 여성공동체의 서사를 재맥락화하였다. 그간 여성국극사는 임춘앵, 김진진, 김경수, 조금앵 등의 스타 배우들을 중심에 두면서 여성국극 부흥의 역사를 다루었다. 이때에도 이들이 스타가 된 과정,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한 것보다 타고난 스타, 화려한 인기 등에 무게를 두며 여성국극의 면모를 조망하였다. 하지만 웹툰 <정년이>는 윤정년, 허영서, 홍주란 등의 연습생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이들이 국극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는 데 집중하였다. 둘째, <정년이>는 여성집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여성공동체의 화합과 연대의 이야기로 재맥락화하였다. 기실 여성국극에 대한 당대, 그리고 이후의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였다. 요컨대 여성단체 내부는 언제나 시기와 질투가 많아 여성국극의 발전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인식이었다. <정년이>는 여성 단체가 가지고 있던 일부의 한계를 다루면서도 여성만으로 구성된 집단 내부의 특징을 여성국극의 몰락과 연결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국극 단체 간의 상호 협력과 연대로 위기의 여성국극을 구해내는 방향으로 서사를 조정하여 여성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재맥락화하였다. 셋째, <정년이>는 여성공동체에 엄연히 존재했던 동성 친밀성을 적극적인 동성애의 서사로 전환하였다. 여성국극은 실제로 집단 내부에서 여성 간의 친밀성이 매우 강하였다. 배우와 배우 사이는 물론 배우와 팬 사이의 동성 친밀성도 상당하였다. 그러나 실제 여성국극의 배우들에게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정년이>는 극중 정년과 부용을 여성국극 배우와 팬의 관계로 그리며 이들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서사화하였다. 동성 간에 나타날 수 있는 친밀성, 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면서 이들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주제화한 것이다. 이러한 재맥락화는 오늘날 여성 서사의 흐름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첫 번째 의미를 가진다. 오늘날 대중서사에서 여성의 성장과 화합, 연대의 면모는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는 사회적으로 달라진 여성의 역할을 반영하는 것이며 대중이 원하는 면모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정년이>가 보여준 재맥락화는 여성의 동성애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여성 서사의 저변을 확대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대중서사에서 여성 간 동성애는 소녀들의 친밀성, 여성 간의 깊은 우정의 면모로 표현되는 경향이 짙었다. 여자들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낸 <정년이>는 여성 서사의 또 다른 국면을 열어 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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