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 넘나든 소리,
소리를 가로막은 이상
이 책은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편은 또 세 개 장을 포함한다. 제1편과 제2편은 각각 이론과 역사라고 구분할 수 있다. 제1장부터 제3장까지는 동아시아 팝에 관해 이론적·개념적으로 천착해 보았다. 간단히 말하면 제1장은 공간 혹은 지리, 제2장은 시간 혹은 역사에 관한 논의고, 제3장에서는 둘을 종합했다. 다시 말해 제1장은 동아시아, 제2장은 팝 음악, 제3장은 동아시아 팝에 관해 논한다.
먼저 제1장에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고 동아시아라는 공간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을 담았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동아시아 정치사와 레코딩 테크놀로지의 역사를 연관 지어 살펴볼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제2장에서는 팝 음악에 관해 논한다. 팝 음악이 서양에만 배타적으로 적용된다는 생각에 이의가 있더라도, 서양에서 전개된 논의에 무관심한 채 동아시아만 들여다본다면 동아시아 팝의 미묘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이를 위해 모더니티·문화·대중문화·매스 미디어·도시 공간·테크놀로지 등 더 큰 범주들도 필요한 부분에서 적절하게 원용했다. 또한 이 장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최근 사례까지 포함하여, 문자 그대로 동서고금의 사례를 다루었다.
제3장에서는 동아시아 팝 음악을 종합적으로 정의하고 개념화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대중음악 용어로 사용되어 온 한자 용어를 살펴보고, 문자 하나가 다른 문자와 결합하여 둘 혹은 세 문자로 구성된 복합어에 관해서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대중음악 관련 용어들이 동아시아 각국, 각지에서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고 또한 문학이나 무용 등 음악과 밀접했던 다른 예술 장르와 연관도 밝혀 보고자 한다.
제2편에 속하는 제4장부터 제6장까지는 앞에서 간략히만 소개했던 인물·작품·사건 등에 관한 이야기다. 연대기 순이나 장소별이라는 익숙한 기준으로 구분하지 않고,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선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대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펼쳐진 음악적 교류는 물론, 각 공간에서 음악이 어떻게 유행하고 발전했는지를 다양하게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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