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프랑스(1896년-1907년)와 미국(1910년-1920년)에서 1000편에 가까운무성영화를 제작한 최초의 여성감독 알리스 기-블라쉐(Alice Guy-Blaché)의 영화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본고는 기-블라쉐가 1896년-1907년프랑스 고몽영화사, 1910년-1913년 미국 솔랙스영화사에서 제작한 영화 중에 크로스드레싱을 차용한 코미디 영화와 이민자 문제를 다룬 영화에 주목하여, 그녀가 영화제작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기술적, 금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일견 흥미 위주의 영화 안에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하고 전복하는 메시지를 담아냈음을밝히려 한다. 기-블라쉐는 미국 영화산업이 장편영화 위주로 재편되어 영화제작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하게 된 1914-15년 이후에는 거대 영화배급사들의 요구에맞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 영화들을 제작하였고,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그녀의 영화들이 복원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영화사에서 완전히 잊혀진 존재였다. 본고는 기-블라쉐가 영화를 여성의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예술장르라고 믿었던 최초의 여성감독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을 제작한 최초의 여성영화 감독이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