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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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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기타인문학作畵의 詩化― 조선후기 회화 애호풍조와 관련하여 ―

학술지명
감성연구
저자
김기완
연도
2024
발행기관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본고에서는 그림과 연관되는 조선후기 한시 및 제화시의 한 내용 유형 내지 題材的 요소를 부각시키고, 이런 류의 시에 담긴 감성이 무엇이며, 그러한 감성의 직조가 그림 바깥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어떻게 호응하는지를 다루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제화시와 감성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서구 미학, 서구의 문학-회화 간 비교문학, 예술심리학 등을 부분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조선후기 한시 및 제화시의 한켠에서는 고정된 완성물로서의 그림 자체에 시선을 머물러 두는 대신, ‘그림을 그리는 행위와 그 과정’,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자의 존재’에 대한 관심 쪽으로 서술방향을 한층 확장시킨 작품들이 활발히 창작되었으며, 이러한 作詩 경향은 당시의 적극적인 회화 인식 및 향유의 문화와도 유관할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 다룬 시들은, 자족적인 화면 내적 경지를 구현하는 완성물로서의 회화에 감흥을 부치는 유형의 제화시와는 차이가 있다. 그보다는, 화면 외부의 여러 맥락들(作畵者의 존재와 作畵 순간, 그림을 감평하고 구매하는 회화 감상자의 위치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된 작품들로서, 그림이 활발히 산출・향유되는 당대적 현장의 한복판에 위치하는 시라고 할 수 있다. 회화의 시각적 표현은 시문, 음악, 영상과 같은 타 매체에 비해 본디 시간성의 표현에 취약하지만, 그림에 부친 시를 활용한다면 作畵 내지 회화 창작 및 감상의 과정 전반을 순차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일종의 ‘시간성’을 추가로 도입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조선후기 예단에서의 회화는 감상자 집단의 경탄을 이끌어내는 공감성과 현장성을 갖춘 강력한 매체로 한시 내에서 표현되었다. 조선후기는 회화 창작과 감상의 문제가, 문인의 일상생활로 가장 깊숙이 들어온 시기로 밝혀져 있다. 회화의 심미적 효용과 가치는 한층 적극적으로 인정되었고, 자연히 그림 그리는 행위와 화가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일신되었다. 이렇듯 활발한 회화 향유의 문화는, 조선후기 한시 속의 회화 체험 양상을 한층 역동적인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조선후기에 회화는 감상자와 얼마간 거리를 둔 인지적 대상으로서의 완성된 예술품만이 아니라, 문인들 스스로 그 산출 및 감상 과정에 적극 개입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역동적 유희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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